<미니멀리즘 체험기- 서막>

# 어떤 하루

어지러운 책상의 풍경

어느 밤의 언저리에서, 나는 해야 하는 일들을 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었다. 하나의 일을 하는 동안 남아있는 일들은 가슴 한켠에서 자꾸만 달그락댔다. 하나의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조바심에 다음 일부터 해내려들었다. 결국 밤이 새벽으로 바뀌고도,  수많은 일 들 중 아무것도 완성되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은 더욱 엉망이었다. 지난 새벽 알람도 맞추지 못한 채 잠들었다. 적어도 9시에 출발해야 했던 나는 8시 40분이 조금 넘어가고 있는 순간에서야 눈을 떴다. 지난 날의 흔적을 씻어내지 못한 채, 대충 머리를 묶고는,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입었다. 수업자료와 립스틱, 이어폰은 챙기지 않아도 아무렴 괜찮았다. 하지만 지갑은 꼭 필요했다. 그래야 교통비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방은 어제의 밤을 닮아 잔뜩 어질러져있었다. 수북히 쌓인 물건들 사이에서 지갑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나는 침대다리의 뒤쪽에 태연하게 놓여있는 지갑을 찾았다. 9시 10분. 지각을 했다.

# 미니멀리즘이란 

  출처: https://www.google.co.kr/url?sa=i&rct=j&q=&esrc=s&source=images&cd

'미니멀리즘'은 '최소한도의, 최소의, 극미의' (minimal)과 '주의' (ism)가 합쳐진 단어다. 사전적 의미는 '가장 단순하고 간결함을 추구하여 단순성, 반복성, 물성 등을 특성으로 절제된 형태 미학과 본질을 추구하는 콘셉트'며, <더 적은 것이 더 많다> 또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예술경향으로 정의됐다.

미니멀리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예컨대, 무채색만을 활용한 의상이나 화려한 곡선보다는 직선을 활용한 건축 등이 그렇다. 

미니멀리즘은 개인의 일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 <가장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 것>이라는 원칙으로 말이다.

# 일상 속 미니멀리즘

다큐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는 일상 속에서 미니멀리즘을 지키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더 적은 물건으로, 더 계획적으로 살 것

2. 모든 물건에는 목적이 있어야 할 것

3. 내가 버려둔 물건은 어차피 버려질 물건이었다고 생각할 것

다큐는 이 방법을 통해 너무 많은 것에 덮혀 보이지 않았던 삶의 진정한 목적을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문득, 엉망이었던 하루가 떠올랐다.

불안한 생각들에 휩싸여 하나의 일에 집중할 수 없던 밤과

목적없이 쌓여있던 물건들 때문에 꼭 찾아야 하는 것을 찾을 수 없었던 아침.

그리고 사실은 그러한 하루를 닮은 무수한 날들이 존재했다.  복잡한 실타래가 손에 걸려있을 때,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법을 나는 알지 못했다.

출처: https://watcha.net/mv/minimalism

-a-documentary-2015/mvix12

# 미니멀리즘 체험기의 시작

그래서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돼보기로 했다.

미리 미니멀리즘을 체험해본 이들이 제시하는 지침들을 하나하나씩 실천해 볼 것이다.

과연 내 손에 걸린 실타래는 얼마나 단순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