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비의 시대 바야흐로 소비의 시대다. 이 시대에서는 소비의 대상과 명분이 넘쳐난다. 국내에서는 1년 동안 10만 개가 넘는 특허가 등록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매력적인 제품과 아이디어가 늘어난 모습이다. 또한, 상품의 범람을 감당하기 위해 사회는 사람들에게 소비를 권한다. 거리에는 사람들의 발을 이끄는 판매 문구가 난무하며, 확장되는 미디어의 범주만큼 수많은 광고가 생산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동안 현대인이 광고에 노출되는 횟수는 무려 3000번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하나의 명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듯 보이는 물결이 있다. 최소한의 소비를 통해 최대한의 가치를 얻어내자는 주..
# 어떤 하루 어지러운 책상의 풍경 어느 밤의 언저리에서, 나는 해야 하는 일들을 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었다. 하나의 일을 하는 동안 남아있는 일들은 가슴 한켠에서 자꾸만 달그락댔다. 하나의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조바심에 다음 일부터 해내려들었다. 결국 밤이 새벽으로 바뀌고도, 수많은 일 들 중 아무것도 완성되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은 더욱 엉망이었다. 지난 새벽 알람도 맞추지 못한 채 잠들었다. 적어도 9시에 출발해야 했던 나는 8시 40분이 조금 넘어가고 있는 순간에서야 눈을 떴다. 지난 날의 흔적을 씻어내지 못한 채, 대충 머리를 묶고는,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입었다. 수업자료와 립스틱, 이어폰은 챙기지 않아도 아무렴 괜찮았다. 하지만 지갑은 꼭 필요했다. 그래야 교통비를 낼 수 있었다. 그..